지난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서울 5대 궁궐과 종묘에서 '2024년 봄 궁중문화축전'이 진행되었다.
- 출처: 한국문화재재단
올해 행사에는 공연, 전시, 체험 등 조선시대 궁궐 문화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고궁 뮤지컬'과 올해 첫선을 보인 '고궁 음악회- 100인의 치세지음' 공연에는 대금·가야금·해금 연주자 100인이 꾸미는 웅장한 무대를 연출하며 궁에서 울려 퍼지는 궁중음악을 전달하였다. 이외에도 창덕궁에서는 궁중문화축전 최초로 전통공예 전시를 열었으며, 국가무형유산 전승자와 전통공예 작가 9명의 협업으로 탄생한 좌등과 병풍, 부채 등 20여 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러한 행사는 다양한 궁중 문화를 전달하고자 한 노력으로 보이며, 여러 무형유산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무형유산의 입지?
문화유산 공연과 축제에서 '무형유산'의 입지는 어느 정도일까?
이번 궁중문화축전에 자원활동가로 활동하며 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본 축제에서 ‘고궁 음악회’, 전통공예 전시 등,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의 무대를 확대하고자 한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더욱 많은 관광객과 외국인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현대적이고, 기술적인 효과가 첨가된 공연을 진행해야 한다. 이는 전통적인 무형유산 공연이 오늘날 우리와 공감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향유하고, 찾아야만 그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유산인 만큼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는 폭이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형유산 전공자인 만큼 과한 변화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의견이 오가는 것이 사실이며 원형과 전형, 변형과 보존 등 아직도 그 답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명확한 답을 낸 사례는 찾을 수 없다.
- 출처:궁(宮)이둥이. 한국문화재재단
무형유산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더욱 넓어지기를 바라며
여러 공연과 축제, 전시에서 무형유산을 활용하며, 나아가 무형유산을 주제로 하는 것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이다. 문화콘텐츠로서의 결합성과 활용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무형유산을 전공으로 다루는 학생으로서는 이러한 변화가 조금 두렵다. 대중들이 무형유산의 가치를 알고 즐기는 것이 아닌, 일회성 즐거움으로 소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가지는 ‘즐거움’이라는 공감대가 100년 전 그들의 ‘즐거움’과 같은 수는 없다. 그러나 100년 전 그들이 해당 무형유산은 즐겼던 이유는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출처: ‘고궁 뮤지컬-세종 1446’의 한 장면. 문화재청 제공
무형유산이 단순히 오늘날의 단발적인 즐거움을 위해 활용되는 것에서 나아가, 당시의 ‘즐거움’을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즉, 적절한 변화와 적절한 계승이 이루어지며, 무형유산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보다 넓어지기를 바라고 있다.